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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COVID-19을 대하는 유학생의 자세 01
Summer | 기타 | 20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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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평범한 주말을 보낸 일요일 밤, 활기찬 월요일을 맞이하기위해 잠자리에 들기 전 핸드폰을 확인했을때 

문자메시지가 한건 도착해있었다.  같은반 터키에서 온 친구 Duygu 였다.

"지유, 학교 앱 확인해봤어? 내일 학교 문 닫는대! "
나는 이게 무슨 소린가 하여 급히 학교 어플리케이션을 들어가 새로운 메시지가 와있음을 발견했고 찬찬히 읽어가기 시작했다. 

내용인 즉 COVID-19으로 인해 내일 (월요일) 하루 수업이 없고 월요일에 화요일부터 시작될 온라인 클래스에대해서 

공지가 나갈예정 이라는것... 

금요일 오전수업에 담임선생님께서 자기는 오늘 긴급회의가 있다고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반 학생들에게 이야기할때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아니 , 갑자기 ? 갑자기 이렇게 학교 문을 닫는다고 ? 아니 미리 사전에 뭐라도 말을 해줘야하는거 아니야? 

아니 그럼 나는 어떻게해 ? 기분좋게 새 집으로 이사하고 내일 새집에서 등교하는 첫날인데! 

나 월요일날 학교가서 학생증 만들어야되는데? 온라인으로 수업을 한다고? Conversation 수업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하겠다는거지?

그럼 레벨테스트는 ? 나 레벨업 해야되는데? 평가는 평가 기준은? ' 


갑자기 수가지 질문들이 떠올랐고 나는 혼란스러웠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일것이다. 

우선 오늘 잠을자고 내일 아침에 평소처럼 학교에 등교해서 그 누군가와 이 문제에 대해서 상의해보고 

궁금한것들을 물어봐야겠다 싶었다.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평소처럼 등교하는 시간에 학교에 갔지만 당연히 문은 굳게 잠겨져 있었고, 

출입문 앞에는 3월 17일부터 온라인 클래스를 제공한다는 공지 한장만이 떡하니 붙여져 있었다.

"헐 ....   이제 어떻게 하지 :( "

나는 이 상황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학교에 확인차 온거였으나 

이 사실을 모르고 평소처럼 등교하려던 몇몇 외국인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적잖히 당황하고 

그제서야 학교 앱을 들어가서 확인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학교 문이 잠겨있을거라고  예상했던 바이지만 실제로 보고나니 더 당황한 나는 기왕 나온김에 

장이나 보러 갈까 해서 다운타운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마트로 발걸음을 돌렸다. 

(아주머니 만렙 찍은 30대 여자사람이라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이나, 옷가게, 클럽,이 아닌 '가장 좋아하는 마트 리스트'가 있음)




20분 정도를 걸어야 하는 거리지만 운동삼아 걷는중 내 눈앞에는 이상한 광경들이 펼쳐졌다. 

아침9시에 Liquor Store 풍경이 어떤지 알길이 없었으나 분명히 이상해 보였다. 

정장을 입은 직장인 포스 뿜뿜하는 사람들과 홈리스들이 주류상점 앞에  스무명쯤 모여있는 모습이었다. 

아마 오픈시간이 오전 9시 30분 즈음인데 주류상점이 문열기를 기다리는모습이었다. 

 

'홈리스 들이야 밤새 모은 공병을 팔아야 한다고 치고, 저 출근복장의 사람들은 무엇이지 ? 

월요일부터 회사에 서 알콜파티를 하나...' 하며 

그들 주변을 지나가던차 우연히 듣게된 그들의 대화는 '갑자기 오늘부터 쉬게 되어 술이나 사러 왔다' 라는 내용이었다. 

 

 



'아, 우리학교만 갑자기 이렇게 하루아침에 문닫는게 아니었구나, 출근했다가 집에가야되니까 술이나사러왔군' 하고 

마트에서 뭘 살지 리스트를 생각하며 파워 워킹으로 마트에 도착한 나는 ... 또한차례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수가 없었다 ... 


공상과학영화나, 재난영화에서나 봤던 장면들이 .... 실제로 내 눈앞에 펼쳐진 것이었다. 

가장 먼저 들어서면 보이는 과일이나 야채칸은 텅텅 비어있었고,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와서 마스크를 쓰고 물건을 쓸어담고있었다. 

모두의 표정은 무서우리만큼 어두웠지만 모두가 소란스럽지 않고 매우 침착하게 그러나 굉장히 분주하게 움직였다.

 

 




".....뭐여 ..... 이게뭐시여 "
나는 바나나를 사려고 했으나 몇일전까지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바나나는 단 하나도 없었고, 

사람들이 전부 카트를 끌고 장을 보고 있어서 나는 내 식료품을 담을 카트가 없어 누군가 아무데나 버리고 간 카트를 집어 들었다. 

무서웠다. 한국에서도 단 한번도 목격하지 못한 광경이었다.  

아침 9시 30분이 조금 넘었는데, 마트의 거의 모든 식료품이 동나있는 상황.  


우유도, 씨리얼도, 바나나도, 냉동식품도, 내가 사려고 했던 모든식품이 하나도 없어서 나는 남들이 안사가고 

남은 참치와 햄 캔을 주워담았다. 다들 오늘부터 출근을 하지 않아서 전부가 사재기하러 나온 모양이었다. 

"휴, 한국은 안이러는데 ....코로나보다 사재기 분위기가 더 무섭네.... 그리고 그놈의 토일렛페이퍼좀 그만좀 사라, 

그놈의 토일렛페이퍼는 왜저렇게 사대는거야" 

 

 



한 50미터쯤 되는것같은 계산 줄을 서서 간신히 몇가지 계산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두번째로 좋아하는 마트에 들러 장을 보기로 했다. 

풍경이 이상했다. 다들 휴지한뭉텅이씩 사들고 퇴근하는 모습의 월요일 아침 열시. 두번째로 방문한 마트 역시 구매테러로 , 

아무것도 못사고 세번째 마트를 갔다. 세 곳 모두 우유와 씨리얼은 없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분위기와 상황에, 지구 반대편 친구나 아는사람 없이 혼자 동떨어진 나는 

군가와 이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싶었지만, 같은반 친구의 번호라고는 단 한명뿐이었다. 

내가 속해있는 오전 수업 메인 클래스가 age 30+ 만 들어갈수있는 반이라 ཐ대의 열정적인 외국인 친구사귀기 분위기'가 아니었다. 

뭐 어차피 매일 보는 학교 친구인데 번호를 물어볼 일이 있겠나 싶어 '친구들 번호 수집하기'를 차일 피일 미룬 내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같은반에 유일하게 심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50대 한국인 선생님 부부중 누구라도 번호를 여쭤볼걸 싶었다. 


'다들 오늘 뭐하고 있을까? 난 하루아침에 갑자기 학교도 못가고 필요한 음식도 다 못샀는데, 앞으로 어떻게 되는걸까? 

온라인 수업은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거지 ?' 아무리기다려도 밤늦은시간까지 학교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내가 유일하게 나의 서러운(?)심정을 말할수 있는 곳이라고는 종로유학원 신촌지사 강진아 매니져님 뿐이었다. 

내가 나 어떻게 하냐면서 매니저님께 카톡으로  'ㅠㅠ' 이모티콘을 오조 오억만개 찍어 보냈을때 바로 전화주시고 

학교측에 문의 이메일과 어떻게 될것인지 알아봐주겠다는 매니저님의 그 한마디가 지구반대편에 친구도 가족도 아무런 연고도없이 와 있는 

나에게 엄청난 위로가 되었다. 이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신촌지사 강진아 매니저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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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학교도, 벤쿠버도, 캐나다도, 온 지구도 그 어느하나 이런 상황과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던것 같았다. 

정말 말 그대로 '혼돈의 사태' 그 단어로 기억에 남을 2020년 3월의 어느날. 

COVID-19, Vancouver Shutdown 의 첫번째 날이 그렇게 혼란속에 지나갔다.